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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눌생신 아침 풍경

 
그렇다..오늘은 마눌님 생신.

어제 문득 이 사실을 깨닫고 잠시 고민했으나 평소 하던대로 하기로 했다.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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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전 편지를 한통 써서 봉투에 담고, 퇴근길에 한우양지 300g을 샀다. 애들 챙겨서 집에 들어간 다음 미역을 불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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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5시반에 일어나 미역을 박박 문댔다. 부드러운 미역국을 좋아하는 마눌님 입맛에 맞추기 위해서는 열심히 빨아야한다. 미역을 빨아놓고 큰 냄비에(그렇다..미역국과 카레는 언제나 큰 냄비!!) 들기름을 부어놓고 양지를 넣어 달달 볶는다. 고기가 대충 익을 때쯤 미역을 투입하고 한참을 볶는다. 거기에 물을 넣고 소금 3큰술(그래..이제 미역국은 간 볼 필요도 없다)을 넣고 한참 끓이다 약불로 줄인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고시히카리쌀을 꺼내 살살 씻어 밥솥에 올려놨다. 대충 시계를 보니 6시가 다되어간다. '자 이제 일어나는 마눌께 미역국을 올려야지..'하고 있는데 전기압력밥솥이 갑자기 김을 빼버리더니 꺼져버린다..잠시 혼란스러웠으나 뚜껑을 열고 확인해 보니 볶음밥 용으로나 써야할 상태. 깨끗히 포기하고 밥을 큰 그릇에 퍼놓고 다시 쌀을 씻어 올린다. 

밥솥 탓에 식후 커피부터 먼저 대령. 마눌 씻는 사이에 집안정리와 설겆이 완료. 우여곡절끝에 막 지은 쌀밥 한 공기와 미역국 한그릇으로 생일날 아침상을 차렸다. 편지를 전달하고 생일 축하한다는 말(그렇다..선물은 없다~)을 하고나니 애들 짐을 챙길 시간..

이 와중에 아들놈이 밥 먹겠다고 나서서 밥상을 차리니 딸내미도 자기도 먹겠단다..Orz...결국 애들 둘 밥 챙겨서 다 먹이고 세수시키고 알림장 적고, 옷가방 챙기고, 가방들 챙겨놓고 나도 씻는다. 비오는 날씨탓에 애들 비옷을 챙겨입히고 장화 신겨서 몰고나가 애 봐주시는 분 집까지 데려가는 것으로 다사다난했던 생신 아침 시간은 끝!!


결혼후 6번째 생일이지만 매번 변변한 선물 하나 없이 미역국만 끓여주는 무드없는 남편을 좋아하는 울 마눌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by 하얀그림자 | 2012/08/30 16:34 | 근황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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