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스


스쳐가는 쪼가리 생각들

 
몇일전 회사 워크샵에서 지겹게 앉아있다 끄적거린 단어들..그냥 버려버리기는 아까와서 새삼 적어본다.

양적변화가 질적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은 경제적 용어라기 보다는 인식의 단계를 나타낸 표현
처음 한번이 어렵지 한번 가본 길의 끝은 더 이상 끝이 아니다. 한번 끝까지 가보자
마음속에 떠다니는 수많은 생각과 고민, 의욕과 갈등을 현실에 꺼내놓는 것이 실천
20대에 못한일을 30대에 후회하고 40대에 시작하는 것이 나의 모습

by 하얀그림자 | 2012/01/20 13:01 | 雜想 | 트랙백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론 폴(Ron Paul)에 대하여..

 

미국 공화당 대통령 선거가 1월 3일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시작한다. 후보자들 중 Ron Paul이라는 후보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의외로 재미있는 구석이 많다. 2010년부터 어쩌다가 이 양반을 알게되었고, 처음에는 "왜 이런 황당한?..미국의 허경영?.."이렇게 생각했지만, 이 야반이 쓴 책을 차분히 읽다보니 팬(?!) 비스무리한 입장을 갖게 되었다. 


이번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의외로 분전하고 있어서, 이 양반과 관련한 사항들을 정리해놓고 <이슈와 논점>으로 발간하려 했는데 아무래도 공식 후보로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 사람만을 특정하여 발간한다는것이 윗분들에게는 영 걸리는 모양이다. 그래도 써 놓은 글이 아까우니 한번 정리해보려한다.


 

1 서론

 

2012년 11월 6일 거행될 미국 대통령 선거의 공화당 후보를 결정하기 위한 경선이 1월 3일 아이오와 코커스(Iowa cacus)를 시작으로 본격화되었다 당초 미트 롬니(Willard Mitt Romney)전 메사추세츠 주지사와 뉴트 깅리치(Nweton Leroy Gingrich) 전 하원의장간의 선두다툼이 예상되었으나 론 폴(Ron Paul) 하원의원이 00.0%의 득표율로 미트 롬니 후보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면서 (어찌될지 모르죠..미리 써놓은 글이라는 점을 양해해주시기를..오늘 보도에 따르면 1위를 할 가능성도 있다고 합니다)향후 경선 구도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론 폴은 공화당 주류와 상반된 대외정책 및 급진적 금융통화정책 등을 오랫동안 주장해온 노장 정치인이지만 국내에서는 제대로 소개된 바 없다. 그러나 금번 아이오와 코커스 결과로 인해 본격적인 주목의 대상이 되었다.

 

이 글에서는 그동안 잘 얄려지지 않았던 론 폴의 배경, 주요 정치적 입장 및 그의 급부상에 따른 정치적 의미 등에 대하여 살펴보고 우리나라에 미치는 시사점 등을 파악해보고자 한다

 

2 배경


(1) 성장과정

 

폴(Ronald Ernest Paul)은 1935년 8월 20일 펜실베니아 피츠버그에서 출생하였다. 게티스버그 대학(Gettysburg College)과 듀크대 의대(Duke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를 졸업하고 1963년부터 1968년까지 미 공군 군의관으로 복무하였으며, 1968년 텍사스로 이주하여 산부인과를 개업하였다. 1976년 텍사스 연방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되어 정계에 입문하였으며, 1996년 이후 현재까지 연방하원의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1957년 캐롤 웰즈(Carol Wells)와 결혼하여 5명의 자녀를 두고 있으며, 이중 랜드 폴(Rand Paul)은 2010년 켄터키주에서 연방 상원의원으로 당선되었다. 론 폴은 <A Foreign Policy of Freedom(2007)>, <End the Fed(2009)>, <Liberty Defined (2011)>등 금융통화정책, 자유주의, 대외정책 등에 관한 다수의 책을 저술하였다.


(2) 정치경력

 

론 폴은 1960년대 프레드릭 하이에크의 <노예의 길(The Road to Serfdom)>을 접하면서 자유주의 경제를 주장한 오스트리아 학파(Austrian school)에 관심을 갖던 중 1971년 8월 15일 닉슨 대통령이 달러 불태환과 금본위제 포기를 선언하자 오스트리아 학파가 통화위기를 예언했다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이후 베트남전과 복지부문에 대한 과도한 연방정부지출에 반감을 갖게 되면서 정치참여에 대한 뜻을 가지게 되었다.

1976년 텍사스 제22 선거구에서 실시된 연방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공화당 소속으로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정치인으로서의 길을 걷게 되었다. 이후 1978년, 1980년, 1982년 선거에서 당선되었다. 1984년에는 연방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하였으나 당내경선에서 패배하였다. 1988년에는 자유당(Libertarian Party) 소속으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여 0.47%의 득표율을 기록하기도 하였다. 이후 1996년 공화당 소속으로 휴스턴 남서부의 텍사스 제14 선거구에 출마하여 연방하원의원으로 출마하여 당선된 후 현재까지 연방하원의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2008년 공화당 대통령 선거 후보 경선에 참여하였으나 존 맥케인 후보에 밀려 중도 사퇴하기도 하였다. 2011년 5월 13일 2010년 공화당 대통령 선거 후보 경선에 참여를 선언하였으며, 2011년 7월 12일 향후 연방하원의원 선거에 불출마할 것을 선언하였다. 연방하원의원으로서의 활동은 주로 금융서비스위원회(Committee on Financial Services) 및 외교위원회(Committee on Foreign Affairs)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3 부문별 정책

 

론 폴의 정치적 입장은 일반적으로 보수주의(conservative), 헌법주의자(Constitutionalist) 및 자유주의자(libertarian)로 분류되고 있다.


(1) 대외정책

 

론 폴의 대외정책은 기본적으로 비간섭주의(non-intervention)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타 국가와의 동맹(alliance) 형성, 타국에 대한 내정간섭, 영토방위를 제외한 모든 전쟁에 대한 반대로 요약될 수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해외주둔 미군의 전면적인 철수, 재난구호를 제외한 모든 종류의 대외원조의 즉각적인 중단,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국제연합(UN)를 포함한 모든 국제기구부터의 철수 및 지원중단을 주장하고 있다.

영토방위를 제외한 모든 전쟁에 대한 반대라는 그의 입장은 이라크 전쟁 결의(Iraq War Resolution) 및 이라크 주둔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정부가 테러와의 전쟁을 명분으로 시민의 자유(civil liberties)를 심각하게 축소시키고 있다고 비판하며 즉각적인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이란의 핵 개발에 대해서도 불간섭 원칙에 따라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며, 하원의 제제법안은 전쟁의 한 부분이라는 이유로 반대표를 행사하기도 하였다. 쿠바 금수조치에 대해서도 즉각적인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국경경비와 불법이민에 대해서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경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불법 이민에 대한 사면과 긴급의료서비스 제공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또한 미국내에서 출생한 불법 이민자 자녀에 대한 시민권 부여에 대해서도 반대하고 있다.


(2) 경제 및 대외무역

 

론 폴은 연방하원으로 정치를 시작한 이래 일관되게 연방정부의 무분별한 지출확대를 비판하면서 연방정부 규모의 축소를 주장해왔다. 이러한 그의 입장은 교육부, 에너지부, 상공부, 보건부, 국토안보부, 국제청 등의 연방기관을 폐지해야하고 중앙정부보(CIA) 역시 대폭적으로 축소되어야 한다는 주장으로 나타나고 있다. 연방정부의 규모와 지출축소와 더불어 개인소득세 폐지를 포함한 세금 인하 및 축소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또한 연방정부 운영에 필요한 재원은 거래세나 단일 세율 관세로 충당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외무역에 있어 론 폴은 자유무역주의자이며 보호주의에 반대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는 일관되게 개방된 교역(open trade)을 지지하고, 관세인하에 대해 찬성하지만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는 주권 침해와 대기업에게만 이익이 되는 것으로 간주하여 반대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를 자유무역의 장애물로 간주하고 있으며, 실제로 WTO로부터 탈퇴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하기도 하였다.


(3) 연방준비제도 및 통화정책

 

론 폴은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의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 그는 연방준비제도와 같은 중앙은행 제도가 통화증발을 통해 개인저축 가치의 하락과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있으며, 이는 숨겨진 세금을 서민에게 부과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실제로 그는 1999년 이후 매년 연방준비제도 폐지에 관한 법률을 발의한 바 있다.

통화제도와 관련해서는 현재의 불환화폐(fiat currency)제도에 대해 반대하며, 금과 은 등의 상품(commodity)에 기반한 경화(hard currency) 및 복수통화제도(parallel currencies)의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시민들이 보다 건전한 통화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결과적으로 연방정부의 지출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견해이다.


(4) 시민자유

 

론 폴은 미국 헌법에 명시된 시민의 자유와 권리가 최우선적으로 지켜져야 한다는 견해를 표명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는 공립학교에서의 기도행위에 대한 금지 또는 참여 강제에 대해 반대하고 있으며, 무기 보유 및 소지에 대해서는 찬성하고 있다. 반면 2001년 제정된 애국법(Patriot Act) 및 국가안보국(National Security Agency)에 의한 국내 사찰 등에 대해서는 국민의 자유를 감소시키며, 고문 등을 허용하기 때문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였다.

인터넷에 대해서는 정부의 규제와 세금부과로부터 자유로와야 한다고 믿고 있으며, 인터넷 도박금지 및 망중립성에 관한 법률제정에 대해 정부의 개입확대임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차별철폐조치(Affirmative Action)에 대해서 또 하나의 인종주의라면서 이의 철폐에 찬성 한 바 있지만, 동성 결혼에 대해서는 개인의 자발적 선택임을 들어 지지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5) 교육, 복지 및 환경

 

론 폴은 교육은 기본적으로 지방 및 주정부 차원에서 다뤄져야 할 문제이며 이에 대한 연방정부의 개입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바우처 발행의 경우에 있어서도 연방정부의 발생에 대해서는 반대하고 있으며, 바우처 발행에 해당하는 금액만큼의 학교 예산은 삭감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보편적 건강보험(universal health care)에 대해서는 더 많은 정부 간섭, 가격 상승 등의 비효율이 초래될 것임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반면 의료비용 절감을 위한 해외로부터의 복제약 수입, 메디케어에 사용되는 약품가격에 대한 정부와 제약사간의 협상 등에 대해서는 찬성하고 있다. 마약을 금지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으며, 타인에 대한 피해가 수반되지 않는 마약 남용은 개인의 책임이며, 의학적 문제이지 범죄로 간주되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낙태의 경우 강력한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산모 또는 치명적 건강에 관한 사항들은 의학적 차원에서 다뤄져야 하며 그 결정은 연방정부가 아닌 주 정부가 내려야 한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환경오염의 경우 개인의 재산권 강화를 통해 통제할 수 있으며, 각종 환경기준은 연방정부가 아닌 주정부가 결정해야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지구온난화에 대해서는 시급한 사안이 아니라는 견해를 표명하고 있다.

 

4 시사점

 

론 폴은 기본적으로 개인의 권리와 주(state)의 권한을 보장하는 미국 헌법의 가치에 충실한 정치인으로 볼 수 있다. 상호 모순되어 보이는 그의 여러 정책적 입장은 이러한 이념적 기반에 비춰볼 때 매우 일관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론 폴의 입장은 공화당 주류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그러나 그의 부상은 공화당 경선에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공해 주고 있으며 특히 대외정책에 대한 토론의 폭을 넓히고 있다는 면에서 카토 연구소(Cato Institute)등의 씽크탱크들은 긍정적으로 분석하고 있기도 하다. 론 폴의 부상은 2010년 중간선거에서의 티 파티(Tea Party), 2011년의 점령(Occupy)시위에서 볼 수 있듯이 미국 사회는 현재 기존의 양당체제가 제시하지 못하는 보다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을 원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론 폴의 정책 중 대외정책의 경우 향후 우리나라에 실제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최근 미국의 재정 악화에 따른 국방비 축소에 따라 해외 주둔 미군 규모 축소 및 동맹국 방위비 부담 증가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그의 해외 주둔 미군 철수 주장이 실제 미국의 대외정책에 반영될 가능성도 있다고 볼 수 있다. 미국과 우리나라의 밀접한 관계를 감안할 때 2012년 미국 대통령 선거 과정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 및 분석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솔직히 이 양반의 당선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여진다.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1등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 순간부터 그는 주류의 본격적인 견제와 포화에 노출되어서 힘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그는 '선거운동'이 아닌 '주장전파'를 위해 선거에 나선 입장이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지 완주할 것이다. 과거에 비해 비교적 넉넉한 선거자금, 그리고 각종 SNS를 통한 지지세의 확충은 그에게 큰 힘이 되어주고 있기 때문에 끝까지 아마 의미있는 득표를 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황당해 보이기까지 하는 그를 통해 미국인들이 부르짖는 헌법(Constitution)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시류에 영합하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수십년동안 일관되게 외치고, 그것을 알리기 위해 항상 공부하고, 그 결과를 꾸준히 책으로 내는 그 모습은 인간적으로 끌릴수 밖에 없었다. 정치인으로서 한 길을 가다보니 세상이 그 옆에 와있는 보기 드문 경우가 아닐까 싶다. 우리 주변에도 이런 정치인들이 있을까? 어쩌면 이런 사람을 찾아내고, 힘을 키워주는 것이 유권자가 할일일 것이다. 


그의 정책중 많은 부분은 우리에게 별로 긍정적이지 않지만, 그의 분전을 개인적으로,그리고 인간적으로 기원해본다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by 하얀그림자 | 2012/01/03 17:22 | 雜想 | 트랙백

좌파가 주류가 되지 못하는 이유

 

이 사진 한장[출처는 여기]이 모든 것을 설명해준다고 보면 좀 지나칠까?

저 심각한 표정, 모두 앞에 놓여있는 종이(문건)를 들여다보면서 이야기할 거리를 찾는 모습. 뒤편에 놓여있는 무엇인가 빽빽하게 꽂혀있는 책장(하지만 1년 내내 한번도 안보는 것이 대부분이라는데 500원), 좁은 공간에 옹색하게 앉아있는 모습..모두 90년대초반에 지겹도록 본 모습이다.

세련됨이 내용의 부족을 커버할 수는 없지만,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제대로 가려면 세련됨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이왕 사람들을 모아놓고 저런 이야기를 하려면, 그리고 사진한장 찍으려면 나름대로 좀 고민을 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 

길기때문에 2번에 나눠싣는다는 것도 참 그렇다. 이왕 녹취수준으로 풀어서 쓰는 수고를 하려면 한번에, 한 화면에 들어올 수 있는 정도로 간략하게 핵심을 잡아서 보여주고 더 자세한 내용은 선택적으로 보여주는게 필요할텐데 그런 고민은 없는 것 같다. 사용하는 단어, 문맥, 논의되는 주제 등등 모두 20여년전이나 거의 비슷하다고 느끼는것은 나의 착각일까?

좌파라는 단어가 케케묵을 구닥다리가 되지 않으려면 내용의 진정성을 사람들이 이해해주지 않는다고 속상하기 전에 어떻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할 것이다. 

by 하얀그림자 | 2012/01/03 09:18 | 雜想 | 트랙백 | 덧글(13)

환경관련 투자자 국가분쟁해결절차(ISD) 사례 - 바텐팔 대 독일연방정부

 
한미FTA 관련하여 혼자 버닝해서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20일 국회입법조사처 <이슈와 논점>제346호로 발간되었다--; 앞으로 이쪽으로 전공해볼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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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지난 11월 22일 국회에서 한·미 FTA 비준동의안이 통과되었다. 비준안 통과를 둘러싸고 많은 사회적 갈등이 있었으며, 특히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절차(Investor-State Dispute Settlement, 이하 ISD)에 관한 논쟁이 강도 높게 진행되었다.


정부측은 ISD에 대하여 전세계 2,676개 투자협정(Bilateral Investment Treaty, 이하 BIT) 대부분에 포함 된 투자자 보호에 관한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주장을 전개하였다. 이에 대해 한·미FTA 비준에 반대하는 측은 공공정책 자율권 훼손, 중재 판정부의 중립성, 사법주권 훼손 및 간접수용(Indirect Expropriation)인정 등을 이유로 ISD 수용 불가를 주장하였다.2000년대 들어 환경과 관련된 투자자·국가 분쟁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분쟁해결을 위해 ISD를 통한 중재(arbitration)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글에서는 환경관련 ISD 사례중 가장 최근에 발생한 선진국 기업과 국가간 발생한 분쟁사례를 소개하고 우리나라에 대한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2. 바텐팔(Vattenfall) 대 독일 사례


동 사례는 스웨덴 기업인 바텐팔(Vattenfall)이 2009년 석탄화력발전소 건설과 관련한 인·허가 지연 및 과잉규제 등을 사유로, 다자간 협정인 에너지헌장조약(Energy Chart Treaty)에 근거하여 독일연방정부를 상대로 국제투자분쟁조정센터(International Center for Settlement of Investment Dispute, 이하 ICSID)에 14억 유로 규모의 중재요청(request for arbitration)을 제기한 사안이다.


(1) 배경


스웨덴 정부가 100% 지분을 소유한 바텐팔은 1990년대부터 독일을 비롯한 유럽 6개국에서 발전 및 송·배전 사업을 수행해오고 있었다. 1999년 함부르크시 소유의 발전 및 지역난방 업체인 HEW(Hamburgische Electricitäts-Werke)를 인수한 바텐팔은 Mooburg 지역에 위치한 기존 화력발전소를 2004년 해체하고, 발전용량 1,730MW 및 난방능력 650MW의 신규복합발전소 건립을 추진하였다. 이는 당초 7억 유로 규모로 추진되던 사업이었으나, 함부르크시 당국의 권유로 사업규모를 확대하여 총 사업비는 18억3천3백만 유로로 증가하였다.


(2) 분쟁원인 및 진행경과

1) 인허가 절차 지연


독일정부의 규정에 따르면 발전소의 건립 및 운영주체는 발전소가 건립·운영되는 해당 지자체로부터 「배출통제에 관한 연방법」(Bundes-Immissionsschutzgesetz) 에 따른 배출허가와 「연방수자원법」(Wasserhaushaltsgesetz)에 따른 용수사용 허가를 받아야 했다. 바텐팔은 2006년 10월과 12월에 함부르크 시 정부의 관련 부서인 도시개발 및 환경담당국(Behörde für Stadtentwicklung und Umwelt, 이하 BSU)에 허가를 신청하였다.(엘베(Elbe)강에서 취수되는 냉각수 양은 64.4㎥/s, 방류시 최고온도 30℃이하, 취수-방류시 온도차이는 최대 6~7.5℃ 규모로 신청하였다)


「배출통제에 관한 연방법」은 제출된 신청에 대하여 7개월(최대 10개월)내에 승인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었으며, 바텐팔은 BSU와의 사전협의를 통해 2007년 5월까지 승인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BSU의 책임자가 교체되면서 추가적인 조건(함부르크시 다른 지역에 설립될 예정인 화력발전소와 일원화를 합의해 올 것을 요구하였다)을 바텐팔에 요구하면서 승인과정이 지연되었다.


2007년 4월 BSU는 냉각수 방류에 따른 엘베강 수온상승과 하천생태계 훼손을 이유로 용수사용을 불허한다고 통보하였다. 이에 2007년 5월 바텐팔이 BSU가 요구한 발전소건립 일원화 조건을 충족시키자 BSU는 발전소건립에 필요한 허가가 동년 11월말까지 발급될 것임을 밝혔다.


그러나 BSU는 재차 3개 사항(방류수의 추가 냉각,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시설(CCS) 설치, 지역난방 규모 확대)을 허가 승인에 따른 추가조건으로 제시하였으며, 바텐팔 측이 이러한 조건을 수용하면서 2007년 11월 양측은 합의(Mooburg Agreement)에 도달하였다. 합의에 따라 발전소 건립에 필요한 허가 승인은 2008년 1월말까지 이루어질 예정이었으며, 바텐팔 이사회는 추가조건 이행을 위한 사업비 증액(22억5백만 유로)에 동의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합의에도 불구하고 허가 승인은 이루지지 않았으며, BSU는 일방적으로 검토 시한을 2008년 3월과 6월로 2차례 연장하였다.


2) 정치적 상황 변화


2008년 2월 함부르크 지방정부 선거 과정에서 Mooburg 발전소 건립이 중요한 이슈로 대두되었다. 선거결과 집권 기민당이 절대과반수를 상실하게 되자 발전소건립을 반대하던 녹색당과 연정구성에 착수하였다. 2008년 4월 18일 연정구성 합의에서 양측은 발전소건립을 위한 허가승인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으며, 녹색당 관계자가 BSU의 책임자로 부임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 직면하자 바텐팔은 2008년 4월 BSU를 함부르크 소재 고등행정법원(Hamburgisches Oberverwaltungsgericht)에 제소하였다. 고등행정법원은 7월 양측의 입장을 청취한 후 8월말 평결을 내리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BSU는 9월말까지 허가승인을 완료하겠다고 밝혔으며, 9월 30일 배출허가 및 용수사용을 승인하였다.


3) 허가에 수반된 엄격한 환경 규제


BSU는 냉각수와 관련한 취수량, 취수구역, 방류조건 및 어도 설치 등에 관한 엄격한 조건을 단서로 허가를 승인하였다. Mooburg 발전소가 입지한 엘베강 지역은 조수의 영향을 심하게 받는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BSU는 표층수만을 냉각수로 사용하도록 함으로서 여름철 갈수기의 경우 몇 일에서 몇 주 동안 발전소 가동의 완전 중단이 불가피하게 하였다.


또한 방류수 온도와 용존산소 농도에 대해서도 엄격한 기준을 제시하였는데, 이에 대해 바텐팔은 당초 발전용량의 55%만을 활용할 수 있는 가혹한 조건이라고 반발하였다. 또한 바텐팔은 당초 발전소 건립조건으로 제시되었던 어도(魚道)의 효율성 평가기간이 당초 1년에서 2년으로 연장됨으로써 발전소 가동시점이 1년 지연되어 경제적 손실을 입게 되었다고 분석하였다.


4) 예상 손실


바텐팔은 허가지연에 따른 공사착공 지연과 이로 인한 건설계약 미이행 지체보상금 지급, 발전용량 제약에 따른 현금흐름의 손실 및 발전소 자산가치 하락 등으로 인해 14억 유로의 피해를 보게 되었다고 산정하였다.바텐팔은 고등행정법원 제소 이후 독일연방정부와 별도의 분쟁해결을 위한 협상을 시도하였으나 결렬되자, 2009년 4월 2일 독일연방정부를 에너지헌장조약(이하 ECT)상의 의무 미준수를 이유로 ICSID에 제소하였다.



3. 중재요청 근거 및 과정


(1) 에너지 헌장 조약 (ECT)


ECT는 에너지와 관련한 투자 및 교역에 관한 다자간 법적 통제를 강화하고, 투자위협을 감소시키기 위하여 1994년 제정된 다자간 협약으로 1998년 4월 발효되었다.(2011년 기준으로 총51개국이 가입하였으며, 독일과 스웨덴은 1997년 비준서를 사무국에 기탁하였다. 우리나라는 2002년 12월 이후 옵저버 자격으로 참가하고 있다)


ECT는 총 5장 50조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중 제3장(투자촉진 및 보호)과 제5장(분쟁조정)이 투자가·국가분쟁에 있어 핵심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바텐팔은 독일 정부가 ECT에서 규정하고 있는 투자자 보호의무를 위반하였다는 것을 이유로 ECT규정에 근거하여 독일연방정부를 ICSID에 제소하여 중재를 요청하였다.


(2) 투자자 보호 및 조정 규정


ECT 제3장 제10조(1)은 해외투자에 대하여 피투자국(host country)은 최소기준대우(적용대상투자에 외국인의 대우에 대한 국제관습법상 최소기준을 부여)와 관련하여 공정하고 공평한 대우(fair and equitable treatment,주요 법률체계에 구현된 적법절차 원칙에 따라 사법거부 등을 하지 않을 의무 등)를 제공해야 하며, 비합리적이거나 차별적인 방법으로 투자자의 경영활동을 방해해서는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제13조(1)에서는 수용(expropriation)과 관련하여 공공이익을 목적으로, 비차별적인 방법으로 법률에 의해 정당하게 집행되며 즉각적이며 적절한 보상이 수반될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용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그러나 간접수용(명의의 공식적 이전 또는 명백한 몰수 없이 직접수용과 동등한 효과를 가지는 경우)과 관련해서는 명확한 판단기준을 제시하고 있지 않다)


분쟁조정과 관련하여 ECT는 제26조에서 분쟁발생시 협약당사국의 법원, 중재기관 또는 ICSID에 중재를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양측모두 ICSID 협약 당사국일 경우 ICSID에 조정을 요청할 수 있으며, 이밖에도 스톡홀름 상공회의소 중재제도(SCC)나 UNCITRAL 등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3) 진행경과


바텐팔이 2009년 4월 2일 ICSID에 독일연방정부에 대한 조정요청을 접수하면서 조정절차가 개시되었다. 2009년 8월 3인의 중재재판관 선정이 이루어졌으며(양측이 각 1인씩 추천하며 양측이 동의한 제3의 인물이 의장의 역할을 수행한), 9월 17일 파리에서 제1차 공판이 개최되었다.2010년 3월 12일 바텐팔과 독일연방정부는 중재재판소에 대하여 양자간 협의를 이유로 중재절차를 연기해줄 것을 요청하였으며, 8월 25일 양측이 합의에 이르렀음을 중재재판소측에 통보하였다.


이후 2011년 2월 7일 양측은 합의한 내용이 이행되었음을 통보하고 이를 ICSID 사무국에 제출하였으며, 중재재판소측에 심리를 재개하여 합의서를 구체화(embody the Agreement)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이에 따라 재판소측이 합의서를 확정함으로서 동 사안은 종결되었다.

 

(4) 결과


합의내용은 양측 합의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용수사용허가 및 냉각수와 관련된 새로운 허가가 즉시 발급될 경우 중재절차에 동의한다는 내용을 담은 바텐팔 이사회 회의록을 통해 볼 때 발전소 건립과 관련한 바텐팔의 요구조건을 독일연방정부가 수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양측은 이미 2007년 11월 합의서를 작성한 바 있으므로 이에 준하는 수준의 합의가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합의에 따라 Mooburg 발전소 건립이 재개되었으며, 2012년 완공 및 가동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4. 시사점


동 사안은 선진국 기업과 정부간에 환경과 관련한 갈등을 이유로 촉발된 ISD 사례라는 점에서 특징을 찾을 수 있다.ECT상의 투자자 보호조항 위반을 이유로 제기된 본 사례는 ISD관련 논쟁에서 제기되는 최소기준대우 및 간접수용 여부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해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소기준대우와 관련해서는 함부르크 시 당국의 정치적 동기로 인한 기존합의사항 번복, 관련법상 절차 미준수 등이 문제가 되었다고 분석된다. 간접수용의 경우 ECT에서 한·미FTA 협정과 달리 간접수용 여부에 대한 판단기준을 별도로 제시하고 있지 않아 논란의 여지가 있었지만, 인허가 조건이 바텐팔에 특별한 희생을 요구하였던 점이 문제가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현재 7개의 FTA를 체결하였으며, 향후 다수의 추가적인 FTA 체결이 예상되는 현 시점에서 동 사례는 정책수단의 채용 및 적용에 관한 시사점을 제공해 준다고 할 수 있다.


향후 ISD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각종 정책 및 규제 수단들의 수립 및 집행을 하는데 있어 과학적·합리적 근거를 충분히 확보해야 하며, 관련 법령에서 규정한 절차를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특히 각종 인허가 과정에서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정책의 결정 및 기존 결정의 번복 등은 매우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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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보면 알겠지만, 이 사안은 악덕 스웨덴 기업에 착한 양과 같은 독일연방정부가 이리떼같은 ICSID에 일방적으로 끌려간것이 아니다. 함부르크시 정부가 계속 말을 바꾸고, 법에 명기된 절차를 질질 끌면서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이 원인이다. 바텐팔은 일단 독일법에서 규정한 절차에 따라 해결하려 했으나, 함부르크시 당국의 꼼수로 인해 피해를 볼 것이 명확해지자 ECT에 근거하여 중재를 요청한 것이다.


만약 환경보호가 목적이었다면 처음부터 환경영향평가 절차 등에서 이를 문제삼아 허가를 발급해주지 않으면 끝날 일이었지만, 함부르크 시 당국으로서는 어차피 투자할 투자자로부터 최대한 많은 것을 얻어뜯어내기 위하여 이런저런 조건을 붙여가면서 협상을 해서 허가를 내줄것 처럼 굴다가, 선거 결과 정권이 바뀌자 이전까지의 약속을 무효화한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이 건에 대해 일부 언론에서는 바텐팔이 독일연방정부로부터 거액을 뜯어내고 배상받고, 독일연방정부가 함부르크에 구상권을 행사했다고 언급한적도 있는것 같은데, 실제로는 그냥 원래 합의한 내용대로 진행하기로 하고 끝난 사안이다. 논리적으로 뾰족한 수가 없기에 독일연방정부가 비교적 빠른 시일내에 합의를 하였고, 바텐팔도 어차피 독일에서 계속 사업을 해야하는 입장이니 그냥 당초 조건대로 허가를 받는 것으로 종결한 것이다.


이 사안에 대해 독일 내에서도 말이 없던 것은 아니다. ISD와 독일헌법과의 상충, EU Directive 무력화 등을 논란이 제기되기도 하였으나 함부르크 시 당국의 처사가 일단 절차적으로 삽을 들었기 때문에, 큰 사회적 논란없이 종료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로 생각해보면 어느 지자체에서 투자자에게 "너희들 투자하면 금방 인허가 내주고, 지방세도 감면해주겠음. 땅도 무상으로 임대해줄수도 있음"이렇게 공식적으로 제안을 해 놓고 막상 인허가 절차가 시작되면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있으니 알아서 합의해오셔, 시의회가 반대하니 지방세 감면은 못하겠음. 땅은 알아서 사고, 진입로 설치 및 포장도 너희들이 알아서 하셈"이렇게 한 셈이라고나 할까? 울며겨자먹기로 저 조건들을 다 수행했더니 선거해서 시장이 바뀌고, 그 시장이 "전임시장이 사고친 내용이니 난 그렇게 못함"이렇게 말하는 것은 보너스..


이런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래도 호소할 곳이 ISD인 셈이다..







by 하얀그림자 | 2011/12/21 16:07 | 雜想 | 트랙백

해외(특히 서양)의 이론과 연구결과 적용에 대한 회의

 
평생은 아니지만 인생의꽤 긴 부분을 흔히들 말하는 '연구'라는 분야에서 보내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뭔가알것 같고, 확신이 들면 좋겠는데 어찌된것이 반대로 회의와 모호함에 사로잡히는것 같다.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갈수록 각종 연구라는 것이 해외에서는 수행된 연구를 가지고 들어와서 어떻게든 그것을 우리현실에 끼워맞추는 쪽으로만 편향되는 모습을 보는것 때문인것 같다.

내가 학교에 들어갔을때 논쟁의 끝물을 달리던 사구체 논쟁을 보면서 허걱 했었는데, 그 상황은 시간이 지나가도 별로 변하는 것은 없는것 같다. 원체 오랜 시간을 '경전'이라는 존재에 대한 해석논쟁을 위주로 살아온 DNA가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현실에 대한 관찰을 통한 이론의 성립이나 귀납적 접근은 우리 학계에는 없는것 같다. 항상 무슨 글을 하나 쓰려면 꼭 해외의 사례와 연구결과를 찾아야하고, 또 그 이론이 우리 사회에도 부합되는 것 처럼 견강부회를 해서라도 결론을 내리는 논문들을 보고 있노라면 씁쓸함을 넘어 토가 나올 지경에 이른다.

오늘 본 한겨레21의 기사 <밥상의 양극화가 위험하다>도 여기에 해당하는 듯 싶다. 기자는 미국의 연구결과를 들어 우리나라 저소득층일수록 패스트푸드와 육류소비가 많다고 이야기하고 싶었겠지만, 불행히도 반대의 결과가 나오니 끝에가서 앞에서 이야기하던것과 달리 흐지부지 마무리하고 았다.

사실 이 기사에서 저소득층을 대표하는 '조신자'씨 가족의 음식은 별로 나무랄것이 없다. 채식위주의 식단, 밥 김치를 기본으로 밑반찬 한두가지, 소금간을 한 채소, 텃밭에서 자가재배한 채소의 섭취..염분의 과다섭취 정도가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보통 다들 저렇게 집에서 먹고 있지 않는가?

한번 시장에 가보고, 저소득층 주민들의 부엌에 들어가보면 저런 조사결과가 나오는게 당연하다. 국민의 99%가 채소위주의 식단이 좋다는 것을 잘 알고 가능하면 그렇게 실천하려고 한다. 고학력자의 경우 해외 체류기간이 긴 경우가 많으므로 당연히 패스트푸드 종류에 대한 선호가 일정정도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패스트푸드 값이 다른 대체제에 비해 싼것도 아닌데 어떻게 저소득층이 패스트푸드에 손이 가겠는가? 대한민국에 발을 딛고 사는 사람이라면 별로 고민할 일도 아닌데, 머릿속에는 해외의 이론과 연구결과가 진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너무나 당연한 결과가 "이해하기 어려운 결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언제쯤 남의 머리와 이야기를 빌리지 않고, 우리의 이야기와 우리의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by 하얀그림자 | 2011/12/21 15:16 | 트랙백

노스페이스

 
집 여기저기를 뒤져보니 굴러다니던 상품권들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탈탈 털어 월동용 구스다운 한벌을 장만했다.

마누라랑 여기저기를 다녀보는데 노스페이스 매장 앞에서  둘이서 약속이나 한 것 처럼 그냥 발길을 돌렸다. 가격이 비싼것도 원인이겠지만, 고딩들이 교복처럼 입고다니다보니 40줄에 들어선 사람이 선뜻 고르기가 그랬던 것 같다.

그러고 오늘  한겨레 기사를 보다보니 다시 문득 생각이 났다. 필자는 획일성과 계급적 소속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 같기는 하지만 정확하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다. 같은 한겨레 기사지만 그래도 이재훈 기자가 쓴 10대들 사이 확산되는 ‘노스페이스’ 유행 왜?가 비교적 정확히 보고 있다고 보여진다.

노스페이스가 왜 교복이 되었는가?에 대한 가장 정확한 정답은 김규항 블로그에서 봤던 김중미씨의 발언 속에 있는것 같다.

안타까운 건 가난한 아이들이 사회로 나가기 전에는 그걸 모른다는 거다. 어떻게 보면 현실을 직시하지 않으려는 심리도 있고. 요즘은 소비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표현하는 시절이니 아이들도 내가 공부를 못해도 우리집이 가난해도 노스페이스 점퍼 24만원짜리를 입고 있으면 다른 사람과 똑같아진다고 생각을 한다. 자기의 열등감이나 자괴감은 너무나 깊은 곳에 꾹꾹 눌려 있기 때문에 예전에는 공부 못하고 뭣도 없는 놈들이 깡이라도 있고 영차 하고 부딪쳐 보려는 거라도 있었는데 이젠 없다. 그걸 우리는 잔인하게 일깨워주는 입장이 되어야 한다.
(중략)
뭔가 오기라도 있을 텐데, 우리 사회는 그 오기마저 못 갖게 하고 그렇게 계속 마취시킨다

현실에 대한 도피인 것이다. 그것을 입고 있으면 나도 괜찮은 존재일것 같다는 그런 느낌..

김중미씨가 이야기한 것 처럼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열등감이나 자괴감에 대한 자각인것 같다. 부모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그런것을 겪게 하고 싶지 않고, 아이들도 피하려 하지만 어차피 현실은 현실인 것이다. 그런 열등감과 자괴감을 딛고 일어서는 그런 훈련을 하는 것이 학창시절인데 그 시기를 저런 방식으로 회피하는데 모두가 다 공범인  것 같다.

어려운 이야기다. 하지만 회피하면 결국은 그 회피 경로의 몇배만큼의 어려움으로 돌려받는다는 것을 수차례 경험했던 나로서는 저 김중미씨의 발언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 특히 자녀를 둔 부모 입장에서 보면 명심해야 할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by 하얀그림자 | 2011/12/15 10:04 | 트랙백 | 덧글(7)

미국 이행법률 관련

 

전공도 아닌 ISD 문제를 들여다보기 시작한게 잘못일까? 시작한 이상 그래도 해 봐야겠지.

 

불평등 조약 여부

일단 판사라는 사람이 한미FTA 협정문 전문조차 읽어보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해 실망을 금할 수 없다. 한미FTA 협정문은 자유무역협정FTA사이트에  가면 국문, 영문 다 잘 나와있다. 여러차레 지적된 바와 같이 국문 번역에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결정적으로 틀린것은 없다. 애매하면 영문본을 참조하면서 확인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1,500페이지라는 분량에 질려서 포기했다고 하는데 실제 분량은 그보다 작다. 아마 800페이지 내외 쯤 되지 않을까 싶다. 많다면 많은 분량이지만 사회적으로 논쟁이 일어날 것이 뻔한 글을 게시판에 올리려면 최소한 그정도는 다 읽어보고, 관련 자료도 충분히 검토해야하지 않을까? '법'이라는 놈이 만들어지는 국회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법 자체와는 안드로메다만큼 거리를 두고 살아왔던 공학박사 출신인 나도 그런 수고를 하고 있는데 판사라는 사회적 타이틀을 부여받으신 분께서 그러시면 곤란하다.

논란을 피해가려고 했는지 논쟁의 핵심부분은 계속 "~한다"라는 표현을 쓴다. 문제가 생기면 내가 그렇게 들었기 때문에 그 사람들이 잘못 이야기한것이라면 내 책임은 아니다라고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김하늘 판사는 한미 FTA 협정문과 관련하여 우리나라는 신법 우선의 원칙에 따라 한미FTA에 배치되는 모든 법률과 하위규범은 벌도 절차없이 무효화 되는데 비해, 미국은 별도의 이행법안으로 FTA에 법률적 효력을 발휘하게 하는데, 이행법에서 주법이 FTA보다 우선하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에 명백한 불평등 조약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판사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이 과연 어떤 사항이고,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한번 살펴보자

미국 이행법률은 도대체 뭐야?

한미 FTA와 관련하여 미국 이행법률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정작 그것을 제대로 찾아보거나 다 본 사람도 많지 않은것 같다. 이행법률의 제대로 된 법명은 "United States-Korea Free Trade Agreement Implementation Act"이다.

이중 문제가 되는 부분을 살펴보면 SEC. 102. 협정(한미FTA)과 미연방 및 주정부법과의 관계(RELATIONSHIP OF THE AGREEMENT TO UNITED STATES AND STATE LAW) 부분이다. 일일이 번역하려했으나 어느 분 께서 친히 번역을 해 놓으셔서, 그대로 인용해본다.

(a) 협정과 미연방 법과의 관계-
       (1) 상충할 경우 미연방 법이 우선- 미연방 법과 충돌하는 협정의 조항이나, 사람이나 사건에 대한 적용은 효력이 없다.
       (2) 해석- 이 법령의 그 어떤 것도--
            (A) 미연방 법을 개정 혹은 수정하거나 
            (B) 이 법령에서 특별히 언급하지 않는 한, 미연방 법으로 부여된 어떤 권한을 제한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없다.

   (b) 협정과 주정부 법과의 관계-
       (1) 적법한 이의제기- 주정부의 법이나 집행은, 협정의 조항이나 적용과 상충된다고 해서, 어떤 사람이나 사건에 무효를 선언할 수는 없다. 다만 연방정부로부터 그런 법이나 적용이 무효라고 선언하기위한 목적으로 행동이 취해질 때는 예외다.
       (2) 주정부 법의 정의- 이 부속항을 위해, 주정부 법(State law)은--
            (A) 주정부 하부 정치적 분과의 어떤 법이라도, 그리고
            (B) 주정부의 어떤 보험사업에 대한 규제나 조세도 포함된다.

   (c) 개별적(private) 구제에 관한 협정의 효과- 미국인 외 그 어떤 사람도--
        (1) 협정이나 의회 승인 사항에 의거하여 어떠한 법률적 소송이나 변호를 할 수 없고, 혹은
        (2) 어떤 행위나 불이행이 협정과 상충하는 경우에, 미연방, 주정부 혹은 주정부 산하의 그 어떤 정치분과의 부서, 기관, 대행기관의 법조항에 따른 조치나 행동 혹은 불이행에 대해 이의를 제기를 할 수 없다.

 

상충할 경우 미 연방법이 우선한다고 되어 있으며, 미국 정부 이외의 어떠한 사람도 협정을 근거로 청구권이나 항변권을 갖지 못한다고 하는 (a)(1) 부분과 (c)(1) 및 (c)(2)가 보통 논란의 주범이 된다. 김하늘 판사도 이 부분을 근거로 들어 불평등 조약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아마도 한겨레신문 사설을 참조한 것 같다.(이런 논조의 글은 여기저기서 자가증식해서 많이 보이기 때문에 정확히 어떤 글을 근거로 이렇게 판단하였는지는 모르겠다)

 

이런 지적에 대해서 우리나라 정부는 뭐라고 이야기했을까? 2011년 10월 5일 외교통상부는 한겨레 신문 사설과 관련한 자료를 냈다.  그중에서 일단 미 연방법 우선관련한 사항부터 인용해 본다.

1. (기사 및 사설 내용)

 

◦ “미국측 이행법안은 ... 미국 연방법이나 주법이 한·미 협정(FTA)보다 우선”하는 반면, 우리의 경우 “한·미 협정(FTA)이 국내법과 동등한 지위를 지니거나 ... 국내법에 우선한다.”

 

 

 

(사실관계)

 

◦ 조약, 협정 등 국제법을 국내법 체제에 수용하는 방법은 나라마라 다를 뿐, 이를 서열관계로 보는 접근은 옳지 않음.

 

◦ 지난 8.12자 우리부 보도자료에서 이미 설명한 바와 같이, 양국은 FTA와 같은 통상협정을 국내법 체제로 수용하는 방식이 서로 다를 뿐, 한·미 FTA를 준수할 국제법적 의무는 동일하게 부담하므로 한·미 FTA가 우리나라에 대해 “원천적으로 불평등”하다는 기사내용은 양국의 법체제상의 차이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주장임. 

 

◦ 우리나라의 경우, 헌법 제6조제1항에 따라 FTA와 같은 조약은 국내법 체제에 그대로 수용되면서 국내법과 같은 효력(국제법과 국내법의 일원론적 체계)을 갖는 반면, 미국의 경우, 한·미 FTA가 그 자체로는 미국 국내법 체제로 수용되지 않고 FTA 이행법이라는 매개를 통해 국내법 체제로 수용되는 방식(국제법과 국내법의 이원론적 체계)을 취함.

 

   - 따라서, 미국의 경우, 한·미 FTA상의 의무를 완전히 이행하기 위해 FTA 협정에 규정된 사항과 일치하지 않는 미국 국내법은 동 이행법안을 통하여 빠짐없이 모두 개정하며, 추후 이행과정에서 한·미 FTA의 특정 조항이 미 국내법 규정과 일치하지 않는 사례가 발생하는 경우, 한·미 FTA의 해당 조항이 국내법 규정을 대체하여 국내에서 효력을 갖지 않고 미 정부가 해당 미 국내법을 개정하는 추가적인 조치를 취해야 됨.
  
   - 미측의 한·미 FTA 이행법은 바로 이러한 취지를 규정하고 있음(이는 한·미 FTA 이행법안과 함께 의회에 제출된 행정조치계획(SAA)에 상세히 기술*되어 있으며, 한·미 FTA뿐 아니라 WTO 협정을 포함, NAFTA 등 미국이 그간 체결한 여타 FTA 이행법안에도 동일하게 규정).

 

   * 한·미 FTA 행정조치계획(SAA) 1.c.: “미 행정부는 한․미 FTA 협정에서 발생하는 미국의 새로운 권리와 의무에 합치하기 위해 개정되어야 하는 모든 법률 및 모든 행정조치를 최선의 노력을 다해 한․미 FTA 이행법안과 행정조치계획에 포함시켰으며, … 미 행정부는 향후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한 경우 의회로부터 법 제개정 조치를 구할 것임” (The Administration has made every effort to include all laws in the implementing bill and to identify all administrative actions in this Statement that must be changed in order to conform with the new U.S. rights and obligations arising from the Agreement. .... If additional action is called for, the Administration will seek legislation from Congress.")

 


◦ 한·미 FTA에 양국의 국내법 체제로의 수용방식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한·미 FTA 상의 의무를 이행해야 할 한·미 양국 정부의 국제법적 의무(협정문 제1.3조)는 아무런 차이가 없음. 

 

   - 조약법에 관한 비엔나협약 제27조는 “어느 당사국도 조약의 불이행에 대한 정당화의 방법으로 그 국내법 규정을 원용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만약 어떠한 사유로 인해 미측이 협정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우리는 이러한 국제법적 원칙에 따라 미측에게 협정 이행을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할 수 있고, 종국적으로 협정 불이행은 분쟁해결 절차에 회부할 수 있음.

 

뭔가 어려워보인다. 그래도 잘 읽어보면 정부의 입장은 "조약을 국내법 체계로 받아들이는 방식이 차이가 나기는 하지만 ,양국 모두 동일한 책임을 지고 있기 때문에 불평등이 아니다"라는 이야기이다. 미국에서 조약을 국내법 체계로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하나씩 살펴보자.

 

먼저 미국. 미국은 FTA나 WTO 같은 통상협정의 경우 이행법안을 제정하여 협정 내용을 자국법내에 도입한다. 이러한 방식을 채택하게 된 원인은 미국 헌법이 오래전에 제정되었고, 미 헌법상 통상에 관한 권한은 의회에 있기 때문이다.(자료)  이런 상황에서 미국 행정부는 어떻게 외국과 통상협정을 채택할까? 미국 행정부는 1975년 통상법(Trade Act of 1974)를 통해 의회로부터 통상협정과 관련한 권한인 무역촉진권한(Trade Promotion Authority, 일명 TPA)을 위임받았다. 동 법안은 1975년부터 1994년까지 통상협정에 있어 협상권한을 미국 대통령에게 부여하고, 의회는 이에 대해 승인/거부만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정부가 제출한 협정안에 대한 개정(amend)이나 의사진행방해(filibuster)는 불허된다. 이와 같은 권한은 2002년 통상법(Trade Act oc 2002)에 따라 2002년부터 부활되었다가 2007년 7월 1일 다시 소멸되었다. 2007년 6월 30일 양국 서명이 이루어진 한미 FTA는 이 권한이 소멸되기 직전에 체결된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체결된 무역협정은 이행법(implementation Act)을 통해 미국내법 체계에 통합되며, 이 과정에서 행정조치계획(Statement of Administrative Action)이 수반되게 된다.

 

이렇게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 것은 미국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주(state)의 권한과 충돌이 발생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 헌법은 각 주에 대하여 세금징수를 포함한 광범위한 권한을 인정하고 있다. 이런 권한은 연방정부도 어떻게 할 수 없다는점을 행정, 사법체계가 상이한 우리나라로서는 이해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연방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FTA에서 규정한 사항을 각 주가 위반해서는 안된다는 법을 제정하는 것이다.

 

만약 주법이 이행법(연방법)과 충돌할 경우에는? 이행법 SEC 102 (b)에서 명확히 규정하고 있듯이 주법이 FTA와 충돌할 경우에도 주법은 유효하다(!!) 즉 주법이 FTA보다 더 우선한다라는 이야기인가? 여기서부터 더 머리가 아파진다(그런데 보통 대부분 여기까지만 본다. 사실 여기까지 들여다본 사람도 많지않겠지만..)  그런데 그 문장을 잘 보면 연방정부가 그러한 주법이나 주법의 적용이 무효임을 선언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는 예외라고 해 놓고 있다. 즉 연방정부가 나서서 그런 문제를 사법부에 제소(위헌판결소송, 아마도 연방법 우선 원칙을 규정한 미국 헌법 제6조의 최고법 조항(supermarcy clause)위반)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주정부의 FTA에 반하는 법률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였을 경우 투자자는 연방정부에 이에 관한 문제해결을 요구하고, 미 연방정부가 이를 검토해서 주정부를 상대로 위헌판결소송을 연방대법원에 제기하도록 하는 것이다. 연방법으로 각 주법을 일사분란하게 제어할 수 있으면 이렇게 복잡하게 할 필요가 없겠지만, 미국 헌법에서 주 정부의 고유권한으로 법령제정권과 조세권한을 제정하였기 때문에 이렇게 복잡하게 일이 전개되는 것이다. 미국은 통상협정과 관련한 사항을 대부분 이런 방식으로 처리한다. 다자간협상인 우루과이라운드도, NAFTA도 다 마찮가지다. 심지어 ISD가 없다고 국내에서 칭송(!!) 받는 호주의 경우에도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다. 

 

또한 한미FTA를 위해 제정한 이행법안에서 특별히 언급하고 있는 부분들은 연방법률을 제한한다. 즉 기존 미국 연방법상 FTA와 상충되는 법령들은 이행법이 우선한다는 이야기이다. 만약 이행법률에서 미처 규정하지 못하여 한미FTA 협정과 상충되는 조항이 있으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그럴때 쓰라고 ISD가 있는 것이다.

 

정리해보면, 미국이 FTA를 자국의 법률체계내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이행법안이라는 존재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행법안이 미국 헌법보다는 우선할 수 없으므로 주법과 FTA협정문 사이의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럴경우 연방정부가 연장법원에 해당 주법을 위헌제소하여 해당 사항을 해결하게 된다. 복잡해 보이지만, 미국이라는 나라가 가진 법체계상 특성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미국이 체결한 다자간 협정이나 FTA 모두 다 그런 방식으로 이행법률안을 제정한 것이다. 솔직히 우리처럼 중앙정부의 권한이 명확하고, 성문법 성격이 명확한 나라에서 생활하는 보통 사람으르서는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점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그러니 김하늘 판사도 다른 사람들의 요약정리를 토대로 글을 썼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미국만큼 잘나신 다른 국가들과 국제지구들이 지금까지 미국의 이행법률 방식에 대해 큰 이의를 제기한 바가 없었음을 고려할 때 이러한 방식을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하나의 룰이라고 이해할 수 있을 듯 싶다.

 

주) 비엔나 협약의 경우 솔직히 외교통상부의 설명이 부족 또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외교통상부가 제시한 27조가 이런 국제협약에 있어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룰 임은 맞는데 문제는 미국이 이 비엔나협약을 서명한 하고 비준은 하지 않은 상태라는 점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정말 국제법적으로 잘 아시는 분들이 이야기를 하셔야 할 듯 싶다.


by 하얀그림자 | 2011/12/05 14:12 | 雜想 | 트랙백 | 덧글(3)

김하늘 판사의 오류..

 
김하늘 판사가 한미FTA에 대하여쓴 글을 보다보니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모르겠다. 일일이 다 반박하기에는 나도 바쁘니 일단 한가지만 이야기해보자.


오마이뉴스에 올라온 내용중에 이런 부분이 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예컨대 공정거래사건에 관하여 우리나라 법원의 판결로 외국계 투자기업이 패소하여 손해를 입을 경우, 패소한 그 투자기업이 우리나라 사법부의 판결이 잘못되었다면서 판결 그 자체를 위 ICSID에 가져갈 수도 있다는 점이다.

김하늘 판사는 외국투자자가 우리나라 법원에 제소했는데 패소하면 이를 다시 ICSID에 끌고갈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우리의 사법권이 무력화된다고 이야기한다.

한미FTA 협정문을 읽어보자.


한미 FTA에 보면 한국내 미국 투자자는 일단 한국 법원에 제소한 경우 ICSID에 중재를 제기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1. (전략) 미합중국의 투자자나 그 투자자가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소유하거나 지배하는 법인인 대한민국의 기업이 각각 대한민국의 법원 또는 행정재판소에서의 절차에서 제1절상의 의무 위반을 주장한 경우, 그 투자자는 다음의 어떠한 경우도 대한민국이 제1절상의 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청구를 제2절에 따른 중재에 제기할 수 없다(부속서 11-마 제1항)

이렇게 해 놓은 다음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는지 다시 한번 대못을 쳐놓고 있다.

2. 보다 명확히 하기 위하여 미합중국의 투자자 또는 그 투자자가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소유하거나 지배하는 법인인 대한민국의 기업이 대한민국이 제1절상의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대한민국의 법원 또는 행정재판소에서 주장하는 경우, 그러한 선택은 최종적이며, 그 투자자는 그 이후에 자기자신을 위하여 또는 그 기업을 대신하여 제2절에 따른 중재에서 그 위반을 주장할 수 없다

반면 미국내 한국 투자자는 미국법원에 제소하였더라도 이를 포기하면 ICSID에 중재할 수 있도록 해 놓고 있다.

나. 중재통보에 다음이 수반되는 경우

어느 한 쪽 당사국 법에 따른 행정재판소나 법원, 또는 그 밖의 분쟁 해결절차에서 제11.16조에 언급된 위반을 구성한다고 주장되는 조치에 대하여 절차를 개시하거나 계속하는 권리에 대한

    1) 제11.16조제1항가호에 따라 중재에 제기한 청구의 경우, 청구인의 서면 포기서, 그리고
    2) 제11.16조제1항나호에 따라 중재에 제기한 청구의 경우, 청구인및 기업의 서면포기서(제11.18조 제2항)


다시한번 설명하면, 협정문 제11.18조 제2항에서는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였다가 포기한 경우 ICSID에 중재를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해놨지만, 우리나라는 '부속서'를 통해 일단 법원에 제소한 다음에는 ICSID로 못감!! 이렇게 해 놓고 있는 것이다. 즉 협정문에 규정된 사항을 부속서에서 그 범위를 좁혀놓은 것이다. 그러니 일단 우리나라법원에 소를 제기하면 ICSID에는 못가는 것이다.


뭐 해석의 여지가 있는 사항도 아닌데 이런 것을 잘못 이해하고 글을 썼다는 것은 한미FTA 협정문을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았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이런 글을 올리는 판사도, 그런 글에 찬성한다고 하는 판사들도..도대체 이런 판사들이 재판을 할 때 제출된 증거자료들은 제대로 읽어보기는 할까 모르겠다.

by 하얀그림자 | 2011/12/02 14:01 | 트랙백(1) | 덧글(31)

앞서나감과 자리지킴

 
언제부터인가 나라는 존재는 모순된 존재이거나 그런 상황에 놓여있음을 실감하곤 한다(세상에 모순되지 않은 존재가 있을턱이 있나..)항상 변화와 새로운 것을 찾고 순발력있게 뛰어다니는것 같은데 뒤돌아보면 남들 다 지나간 자리에서 뒷정리를 하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태양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케케묵은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모두가 낡아가고, 늙어가는 세상에서 뒤에서 느릿느릿 간다고 해서 뭐 큰 문제가 되겠는가. 그런데 꼭 그렇게 뒤에 있다보면 어느새 다시 제일 앞에 나가있는 상황을 겪게 된다. 나는 변한게 별로 없는것 같은데, 세상이 너무 빨리돌아 다시 내 뒤에 와있는 셈이겠지.

남들이 우르르 버려놓고 간 쓰레기 더미를 뒤적이면서 쓸만한 물건들을 찾고 있는데, 자신들이 그런 물건들을 버렸다는 것을 나중에 알아챘던지, 아니면 그 쓰레기들로 뭔가를 할 수 있다고 생각이 들어서 그럴것이다. 그래도 고요한, 조용한 쓰레기장에서 이것저것 방해받지 않고 살고 있다가 갑자기 사람들로 넘쳐나고 너도나도 다 소리높여 떠들어대다가 다시 어느순간 스물스물 사라지는 그런 공간에 내가 서 있는 것 같다.

평생 들여다볼 것 같지 않던 국제법들과 까마득히 먼 나라들끼리 싸움박질한 ISD 관련 사항들을 들여다 보면서 왜 이런 생각이 드는지 궁금하다

by 하얀그림자 | 2011/11/29 13:09 | 雜想 | 트랙백

번역 단상

 
스티브잡스 전기 번역을 둘러싼 "오역"논란이 시간이 지나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한때 이런저런 책을 번역하겠다고 나서봤던 입장에서 보면 이덕하씨 같은 사람이 제일 무섭다. 몇년전부터 그의 블로그를 알고 있던 입장에서 보면 제대로 걸렸다 싶다는 느낌이 든다. 한달에 10권정도의 책을 사들이는 입장에서 보면 그중 80~90%는 번역서일때가 많다. 그러다보니 번역자에 대해 민감할때가 많다.

솔직히 책 한권 제대로 번역하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 책의 내용을 거의 완전히 꿰뚫을 정도로 파악해야하고, 그 책에서 사용한 각종 단어는 물론 그 배경까지 알고 있어야 제대로 된 번역이 나올 수 있다. 책 한권 번역하려면 내 전공분야라 하더라도 보통 그 10배 정도는 읽어야  제대로 번역할 수 있는것 같다. 친절한 개설서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전문서적인 경우 대부분 "이정도는 다 알지?"라는 전제를 깔고 글이 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재다능과 완벽주의자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최완규씨 블로그를 보다보면 번역가가 취해야 할 태도는 거의 수도승의 자세가 아닐까 싶을때가 많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분이 번역한 책들은 번역은 완벽한데 의외로 원본들이 기대에 못미치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내가 신뢰하는 번역가들은 몇명 있다. 안정효, 이윤기, 조현욱(이양반은 번역대상 선정에 재주가 있는것 같다. 중앙일보 기자출신인데 코메디 닷컴이라는 회사 근무중이라는 프로필이 안어울린다), 전대호(물리학/철학전공에 신춘문예 등단까지 참 대단한 양반이다. 정확한 번역은 물론 글발이 참 좋다), 이한음(과학서적 번역의 최강자)...

그리고 김석희..로마인 이야기로 잘 알려져 있지만 난 이분의 글을 30년도 더 전에 봤던 기억이 있다. 계몽사에서 나온 100권짜리 어린이 세계문학집(?)에 보면 '긴 겨울'이라는 책이 있었다. 서부개척시대에 한 마을과 가족이 겪는 이야기였는데 삽화와 더불어 참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수십년동안 남아있다. 얼마전 이 책이 '초원의 집'시리즈라는 것을 알고 다시 주문해서 봤는데 역시 그때 그 느낌 그대로였다.

이런 분들이 번역한 책이라면 일단 신뢰하고 그 내용에 편안히 마음을 던져놓고 빠져들 수 있는데 다른 사람의 경우는 책 읽는 내내 의심의 끈을 놓지 못한다. 번역어 선택이 잘못된 경우부터 시작해서 배경지식이 없는 경우, 문맥이 안맞는 경우(이경우 원문을 확인해 보며 보통 빼먹은 경우가 많다..)가 너무 많은게 현실이다. 몇번 이런것에 신경을 곤두세우다보면 번역서 읽는것 자체가 힘들어 원서를 주문하곤 했는데 요즘에는 Kindle 덕택에(!!) 이런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번역이라는 작업에 들어가는 수고와 노력을 제대로 인정해주지 않은 것이 이런 결과를 낳은것같다. 어찌보면 기본과 기초를 소홀히하는 근대 한국의 한 단면일지도 모르겠다.

이번 논란이 우리나라 번역에 대해 뭔가 의미있는 변화를 가져온다면 그것은 정말 스티브 잡스가 대한민국에 선물해준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싶다.

by 하얀그림자 | 2011/11/02 17:50 |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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